'이게 바로 올스타전 묘미'… 배구 심판들이 경기를?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23일 광주 서구 페퍼스타디움(염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올스타전 K-스타와 V-스타의 경기에서 V-스타 선수들이 2세트를 이긴 뒤 기뻐하고 있다. 2022.1.23 [email protected]
(광주=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최근 2년 동안 볼 수 없었던 프로배구 올스타전 '폭소 폭탄'이 빛고을 광주에 떨어졌다.
V리그 선수들은 23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올스타전에서 정규리그에서는 보기 어려운 '볼거리'를 배구 팬들에게 안겼다.
가장 눈에 띈 장면은 심판들의 경기 참여였다.
V스타 감독인 후인정 KB손해보험 감독은 3세트에서 장난 섞인 항의를 하다가 선수들을 모두 코트 밖으로 불러냈다.
그러자 한국배구연맹(KOVO) 심판들이 모두 코트 안으로 우르르 들어가 경기를 뛰었다.
팬들은 상상하기 힘든 모습이 눈 앞에 펼쳐지자 폭소를 터뜨렸다.
심판진은 K스타에 2점을 내준 뒤 주심의 "다시 나가세요"라는 지시를 받고 자기 자리를 찾아갔다.
평소 경직된 표정으로 엄격한 판정을 내리는 심판들이 권위를 내려놓는 모습에 팬들은 큰 박수로 호응했다.
가수 츄(오른쪽)가 23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올스타전에서 서브를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재배포 및 DB금지]
이날 경기엔 가수 '츄'가 선수로 참여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츄는 2세트에 나와 앙증맞은 포즈로 직접 서브를 넣었다.
정확한 방향으로 공을 날린 츄는 다양한 세리머니로 올스타전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조자룡이간다'라는 별명을 달고 올스타전에 참가한 조재영(대한항공)은 장군 투구와 장난감 칼을 들고 코트로 나왔다.
조재영은 서브를 넣는 듯하다가 이름이 비슷한 조재성(OK금융그룹)에게 공을 넘겨 배꼽을 잡게 했다.
현대건설 강성형(가운데) 감독이 23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올스타전에서 선수들과 춤을 추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재배포 및 DB금지]
연출하지 않은 코믹한 장면도 많이 나왔다.
현대캐피탈 최민호는 3세트에서 강력한 스파이크를 날렸는데 이 공이 한국전력 임성진의 안면을 강타했다.
그러자 K스타 사령탑인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안면 강타'를 두고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안면 강타는 비디오 판독을 할 수 있는 플레이가 아니지만, 이 장면은 경기장 전광판을 통해 여러 차례 반복됐다.
IBK기업은행 김희진, 한국전력 서재덕 등 선수들은 중계방송 일일 해설위원으로 참여해 시청자들과 만났다.
3년 만에 열린 V리그 올스타전은 오랜 시간 기다린 만큼 볼거리가 많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