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아이고, 막상 뽑히고 나니 부담감이 엄청나게 느껴집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9월 10∼25일) 야구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된 류중일(59) 감독은 부담감부터 드러냈다.
23일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의 발표 직후, 류 감독은 연합뉴스 통화에서 "대표팀 유니폼을 입는 건, 선수 때나 지도자가 된 후에나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말하면서도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 책임감과 부담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류 감독을 짓누르는 부담감은 꽤 무겁다.
그는 "일단 성적을 내야 한다. 선수 선발 과정에서도 많은 분이 이해할만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이번 대회는 만 24세 위주로 대표팀을 꾸리니, KBO리그의 미래를 책임질 선수를 발굴하고 성장하게 하는 과제도 있다"고 자신이 풀어야 할 과제를 차례차례 꺼냈다.
사람 좋기로 유명한 류 감독이지만, 그에게도 뜨거운 승부사 기질이 있다.
류 감독은 "당연히 목표는 금메달이다. 최근 국제대회 결과로 아쉬워하는 팬들께 납득할만한 결과를 보여드려야 한다"며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선발된 젊은 선수들이 '성공'을 체험하는 것도 중요하다.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서는 기쁨을 젊은 선수들이 누리게 하고 싶다. 또한, 항저우 대회를 통해 KBO리그의 스타가 탄생하길 빈다"고 여러 목표를 설정했다.
이어 "선수 선발 과정도 중요하다. (공모를 통해 뽑힐) 코치진, KBO 기술위원회, KBSA 등과 잘 상의해, 현재 정말 뛰어난 젊은 선수, 미래의 스타가 될 선수를 뽑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류 감독은 "아마추어 선수도 두루 살피겠다"고 약속했다.
KBSA는 공모를 통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을 뽑았다.
류 감독은 공모에 응하고, 면접도 보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현역 시절 명 유격수로 평가받은 류중일 감독은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를 이끌며 4년 연속(2011∼2014년)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야구대표팀을 이끈 경험도 있다.
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사령탑에 올라 1라운드 탈락의 고배를 마셨지만,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손에 넣었다.
2018∼2020년 LG 트윈스를 이끌었던 류 감독은 2020시즌 종료 뒤 팀을 떠났다.
1년 동안 경기장 밖에서 야구를 지켜본 류 감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팬들이 야구장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자, 선수들도 흥과 집중력이 떨어진 것 같다"며 "이런저런 논란으로 한국야구 인기가 떨어졌다는 말에는 안타까움도 느꼈다"고 지난 1년을 떠올렸다.
2022년에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이 한국 야구의 주요 화두가 될 전망이다.
류 감독은 "과정과 결과, 그리고 미래까지 생각해 대표팀을 이끌겠다"며 "한국 야구가 다시 팬들에게 희망을 드리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거듭 다짐했다.